어제(2026-04-29) 워싱턴 D.C.의 한 청문회에서, 두 달 동안 미국 납세자들이 듣지 못했던 숫자 하나가 처음 마이크 앞으로 나왔다.
250억 달러.
말한 사람은 펜타곤 회계담당 대행 Jules “Jay” Hurst III —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은 아니지만, 미국 국방부의 돈주머니를 직접 관리하는 자리다. 그가 하원 군사위원회(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) 청문회에서 한 말은 군더더기가 없었다.
“Approximately, at this day, we are spending about $25 billion on Operation Epic Fury, most of that is in munitions.”
(자료: Military Times — Pentagon comptroller’s testimony, 2026-04-29)
대부분 군수품(munitions). 운영, 유지보수, 장비 교체가 나머지를 메운다. 이게 미국 정부가 두 달 만에 처음 꺼낸 공식 청구서다.
그런데 그날 같은 청문회에서 또 하나가 드러났다. 이 $25B라는 숫자, 실제 청구서의 절반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.
청문회 그날, 무슨 일이 있었나
장면을 잠깐 그려보자. 청문회는 약 6시간 진행됐다. 단상에 세 명이 앉아 있었다 — 국방장관 Pete Hegseth, 합참의장 Dan Caine 대장, 그리고 회계담당 Hurst. 표면적인 의제는 FY27 펜타곤 예산 요청 $1.5조 였다 (자료: PBS NewsHour, 2026-04-29).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. 진짜 의제는 그게 아니었다는 걸.
이 청문회는 2026년 2월 28일 Operation Epic Fury 라는 작전명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이란을 친 이후, Hegseth가 의회 앞에 처음 서는 자리였다. 그동안 의회는 두 달 내내 묻고 싶은 게 있었다. 얼마나 들었나, 언제 끝나나, 그래서 뭘 얻었나.
Hegseth는 평소 그답게 정공법으로 받았다. 그가 청문회에서 한 발언 중 가장 회자된 한 줄은 이랬다.
“What is it worth to ensure that Iran never gets a nuclear weapon, considering the radical ambitions of that regime?”
(자료: Military Times, 2026-04-29)
이란이 핵무기를 못 갖게 하는 데 얼마면 비싸냐. 청문회 자체를 정치적 토론으로 끌고 가는 답변이다. 민주당 하원의원 Adam Smith는 그 자리에서 “이미 2025년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파괴됐다고 행정부가 주장했는데, 그렇다면 1년도 안 돼서 왜 또 전쟁을 시작해야 했나”고 받아쳤다 (자료: The Hill — hearing takeaways, 2026-04-29).
이 정치적 공방 자체가 흥미로운 콘텐츠지만, 시장에 직접 꽂히는 건 결국 숫자다. 그래서 그 숫자를 좀 뜯어봐야 한다.
8주, 13,000개 타깃, 850발의 토마호크
먼저 시간선을 한 번 정리하자.
핵심은 두 줄이다. 첫째, 3/11 시점에 이미 의회는 “6일에 $11.3B”라는 숫자를 비공식적으로 들었다. 일당 $1.88B, 시간당 $78.5M, 초당 $21,800 페이스 (자료: WarCosts.org analysis, 2026-04). 이 페이스를 8주에 단순 곱하면 약 $105B이 나온다. 그런데 어제 Hurst가 공식화한 숫자는 $25B다. 차이가 너무 크다.
둘째, 차이가 큰 이유는 4/7에 한 번 휴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. 작전의 강도가 4월 들어 크게 줄었다. 그래서 단순 곱셈이 안 통한다. 8주 평균 페이스로 깎아내려도, “초기 6일 페이스”가 그 후로는 유지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.
문제는 이 $25B에 들어가지 않은 항목들이다.
CNN이 본 진짜 청구서 — $40-50B
CNN의 4/29 보도는 펜타곤 내부 소스 인용으로 이렇게 정리한다. $25B는 대부분 군수품 위주의 직접 작전 비용이고, 다음 항목들이 빠져 있다.
- 이란의 보복으로 손상된 미군 기지 복구비 — 바레인의 미 5함대 NSA 시설이 4월 초 이란 탄도미사일과 Shahed 드론에 맞았다 (자료: WarCosts.org, 2026-04)
- 향후 무기 재비축 비용 — 한 번 쓴 토마호크와 JASSM-ER을 다시 채워야 한다
- 인명 손실 보상 및 의료비 (KIA 13명, WIA 400명에 대한 평생 치료/연금)
- 동맹국에 대한 군수 지원 보전 (이스라엘 측이 쓴 Patriot 재고 보충 등)
CNN이 인용한 한 소스의 추정은 $40-50B 가까이 — 즉 펜타곤 공식치의 거의 두 배다. 한 회계 분기 안에 미국이 그만큼의 추가 의무 지출(supplemental appropriation)을 의회에 요청해야 한다는 뜻이다. Hurst 본인도 청문회에서 “Pentagon planned to formulate supplemental appropriations bill once full cost assessment completed” 라고 말했다 (자료: Military Times, 2026-04-29). 풀어 쓰면 — “전체 비용 평가가 끝나면, 우리는 추가 예산안을 만들 것이다.”
요약하면 이렇다. 어제 $25B라는 숫자는, 청구서 자체가 아니라 “청구서의 첫 번째 페이지” 였다.
빠진 게 더 많다 — 들어간 것 vs 빠진 것
여기서 진짜 흥미로운 숫자 하나. SM-3 Block IIA 인터셉터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36발이다 (자료: WarCosts.org — munitions section, 2026-04). 그런데 8주 동안 미국과 동맹국이 쏜 SM-3는 20발 이상으로 추정된다. 단순 산수다. 한 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두 달에 태웠다는 뜻이다.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1년이 걸린다.
이게 $25B 청구서에는 안 들어간다. 왜냐하면 “다음 분기에 발주할 비용”이지, 어제까지 계산서에 청구된 비용이 아니기 때문이다. 그러나 회계상의 시차일 뿐, 결국 미국 납세자가 내야 한다.
한국 독자에게 어떻게 꽂히는가 — 세 갈래 경로
여기서부터는 우리 이야기다. 미국 펜타곤이 쓰는 청구서 한 줄이 한국 직장인의 환율, 기름값, 미국주식 계좌에 어떻게 닿는지를 봐야 한다. 세 갈래 경로가 있다.
(1) 미국 재정 적자 → 국채 발행 → 미 10년물 금리 → 환율
$40-50B 규모의 추가 의무 지출(supplemental appropriation)이 의회를 통과하면, 그만큼은 결국 새 국채로 조달된다. 미 재무부는 이미 4월 17일 분기 자금조달 발표(Quarterly Refunding)에서 2026 Q3에 $109B 순발행을 예고했다 (자료: U.S. Treasury Quarterly Refunding, 2026-04-17). 거기에 이번 전쟁 비용이 더 얹힌다.
발행 물량이 늘면, 같은 수요 곡선 위에서 미 10년물 금리는 위쪽 압력을 받는다. 미국 금리가 더 끈적해지면, 한미 금리차가 다시 벌어지고, 원/달러 환율은 위(원화 약세)로 다시 출발한다. 한국 직장인이 늦여름 휴가에 미국 갈 때 호텔비가 더 비싸진다는 얘기다. 미국 ETF에 적립식으로 사고 있는 사람한테는 달러로 환전하는 시점의 환차손이 누적된다.
(2) 호르무즈 봉쇄 → 유가 → 한국 기름값
이게 가장 빠르게 꽂힌다. 4월 29일 종가 기준 Brent $118.03 / WTI $106.88 (자료: CNBC, 2026-04-29). 트럼프가 “이란이 핵 합의에 동의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한다”고 선언하면서 그날 하루에만 6% 이상 뛰었다. 호르무즈는 전 세계 해상 원유의 약 20% 가 지나는 길목이다. 거기가 막혀 있으면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이 그대로 비싸진다.
이 부분은 4월 21일에 IMF가 “전쟁의 그림자”라고 부른 시나리오와 연결된다. IMF는 두 달 만에 2026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3.4 → 3.1%로 깎았는데, 거기서 가장 큰 변수가 호르무즈 봉쇄였다. 어제 Hurst의 $25B는 그 시나리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다.
(3) 무기 재고 소진 → 미 방산주 매출 가시성 → 한국 투자자 ETF
8주 만에 Tomahawk 재고의 상당량, JASSM-ER 80%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은 두 갈래로 읽힌다.
- 단기: 추가 발주가 반드시 들어온다. RTX·LMT·NOC의 향후 백로그가 두꺼워진다.
- 그런데 동시에 생산 능력이 즉시 두 배로 안 뛴다. 분석가들이 우려한 게 이 지점이다 (자료: Air & Space Forces Magazine, 2026-04). 주문은 늘어도 매출 인식까지의 시차가 길다. 2026년 EPS에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.
RTX는 Q1 2026 실적을 4월 21일에 발표했다 (자료: CNBC Q1 earnings coverage, 2026-04). 시장이 가장 보고 싶어 한 건 백로그(book-to-bill)와 가이던스 상향 이었다. RTX가 만드는 토마호크가 한 분기에 200발씩 빠졌다는 사실 자체로는 주가가 단기에 오르지 않는다. 그건 2027년 매출에 잡히는 이야기고, 시장은 이미 그것까지 가격에 일부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.
결론: $25B 뉴스로 미국 방산 ETF(예: ITA, PPA)에 새로 진입하는 건 늦은 차에 올라타는 그림에 가깝다. RTX 1년 +67% 같은 숫자가 그걸 말해준다 (자료: 24/7 Wall St., 2026-04-05). 단, 3월 이후의 조정 구간에서 기관 매수가 다시 들어왔는지를 분기 13F 공시로 확인할 수는 있다.
그래서 나는 이 청구서를 어떻게 본다
세 가지로 정리하고 끝내겠다.
첫째, $25B는 청구서가 아니다. 청구서의 표지다. Hurst 본인이 supplemental appropriations bill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는 건, 정확한 청구서가 몇 달 안에 또 나온다는 뜻이다. 나는 $40-50B 쪽 추정이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. 미군 기지 복구비와 SM-3 같은 고가 인터셉터 재비축이 빠진 채로 $25B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된다.
둘째, 이 청구서는 나에게 간접 채널로 온다. 호르무즈 유가는 빠르게 (며칠~수주), 미 재정→환율은 느리게 (수개월), 방산주 백로그는 더 느리게 (1-2년) 작동한다. 같은 뉴스가 시간 차원에서 세 번 와닿는다. 일반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건 셋의 시간 축이 다르다는 걸 인지하는 것까지다.
셋째, 국방예산 $1.5T라는 숫자에 너무 무뎌지지 말자. 한국 1년 정부 예산의 약 두 배다. 그게 미국이 전쟁 없이도 매년 쓰는 예산의 베이스라인이다. 거기에 $40-50B짜리 이란 청구서가 한 분기에 추가된다. 미국 국채를 들고 있는 모든 외국 정부 — 일본, 중국, 한국 외환보유고 운용본부 — 가 같은 표를 보고 있다. 시간이 지나면 이 표 안에서 누군가의 보유 비중이 바뀐다. 그게 진짜 게임이다.
확신은 없다. 다만 나는 이번 분기 Treasury Quarterly Refunding 다음 발표(8월 첫째 수요일) 가 이 $25B 뉴스의 진짜 후속편이라고 본다. 거기서 발행 가이던스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다시 글을 쓰겠다.
참고 자료
- Pentagon comptroller’s testimony — Iran war has cost $25B so far — Hurst 직접 인용 1차 자료 (Military Times, 2026-04-29)
- The Iran war now has a price tag — but still no end date — NPR의 청문회 정리 (2026-04-29)
- Pentagon’s $25B estimate is low — sources — CNN의 $40-50B 반론 (2026-04-29)
- Hegseth defends Iran war’s mission, costs in first testimony — CNBC의 청문회 종합 (2026-04-29)
- Takeaways from Pete Hegseth’s first hearing since Iran war started — The Hill의 정치 해석 (2026-04-29)
- Iran cost per second — $21,800 — WarCosts.org 무기·플랫폼 단가 분석
- Brent oil tops $118 after Trump blockade pledge — CNBC 호르무즈/유가 (2026-04-29)
- U.S. Treasury Quarterly Refunding documents — 미 재무부 1차 자료 (2026-04-17)
- Iran War Boosts Defense Stocks, at Least for Now — Air & Space Forces 방산주 분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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